[오은영의 ‘토닥토닥’]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긴다면 명확한 기준으로 갈등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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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1-06-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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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부탁하다 보면 육아 방식을 놓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들도 아이를 봐주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겨야 할 때가 잦다. 이때 남편과 아내는 중요한 기준을 잡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를 사랑으로 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재우는 것은 되도록 관여하지 맙시다”라는 식으로 가장 중요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 외엔 마음을 좀 비워야 한다. “어머님 정말 너무하신 것 아니야?” “내가 엄마 때문에 정말 미치겠어” 등 감정적인 대화는 서로 감정만 상할 뿐 도움이 안 된다. 정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 번 정도 “생각보다 이런 것이 안 좋대요”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딱 이 정도로 끝나야 한다.

갈등이 심할 땐 맡기는 시간을 좀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유를 어른들에게 솔직하게 말해선 안 된다. 부모와는 사무적 관계가 아니라 정서적 관계다. 부모는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서운한 점을 말하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베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많이 섭섭해할 수 있다.
갈등이 도저히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가 더 나빠지기 전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아이를 맡기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덜 부딪쳐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서로 안전한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특별 조치인 셈이다. 안 좋은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자꾸 보다 보면 더 예민해진다. 좀 떨어져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내가 좀 더 편하기 위해 부모님과 관계가 악화하는 건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