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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자기 주도 학습’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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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1-06-23 09:02
  • 조회 : 5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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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거치며 학교 교육(공 교육)의 여러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고 또 의외의 동기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는 가운데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학생들의 ‘학력격차’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은 교육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절실하다. 관에서 주도하거나 또는 언론에서 늘 강조하는 ‘학력격차’ 해소 방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말 중 하나는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의 함양이다.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도대체 이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라는 것을 어떻게 함양한다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학습의 능력은 엄밀하게 말해서 ‘재능’이다. 마치 운동 능력이나 예술적 자질처럼 거의 타고난 '능력'에 가깝다는 것은 내 생각이기 전에 널리 알려진 정설에 속한다. 그런데 이 학습 능력이라는 말 앞에 ‘자기 주도’라는 말이 더해지니 이것은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부여되는 능력조차도 후천적으로 배양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어 논리적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 주도 학습’의 사전적 의미는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학습과정을 스스로 이끌어 나가는 과정이다. 즉 학습활동으로서 학습자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부합하는 학습전략을 사용하여 목표점에 도달한 후, 학습 결과 또한 스스로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최초의 ‘자기 주도 학습’의 모형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에서 발견된다고는 하나 조금은 끼워 맞춘 모습이 있다. 근대 ‘루소’나 ‘페스탈로치’가 주장한 이론에서도 ‘자기 주도 학습’의 개념이 있기는 하지만, 학습 방법으로 ‘자기 주도 학습’의 이론을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평생 교육학자인 말콤 놀즈(Malcolm Knowles, 1913~1997)이다. 그는 1968년 발표한 ”아동교육이 아닌 성인교육(Andragogy, not pedagogy)”이라는 논문에서 성인교육(andragogy)과 아동교육(pedagogy)에는 차이가 있으며, 교사가 주도해야 하는 아동교육에 비해 성인교육은 ‘자기 주도 학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여기서 놀즈의 주장을 정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자기 주도 학습’의 대상은 분명하게 성인교육이라는 것이다. 아동들에게는 ‘자기 주도 학습’ 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런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놀즈의 논문 주장인 것이다. 심지어 교사가 주도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말하자면 ‘자기 주도 학습’은 성인에게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이지 아동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놀즈의 입장이다.

놀즈는 이러한 ‘자기 주도 학습’의 원리로 개별화, 기초·기본 학습력, 상호작용, 주도성, 즐거움을 주장했는데 아동은 앞의 어떤 원리도 쉽게 적용할 수 없다. 즉, 아동은 개별적으로 학습을 하기도 어렵고 기초 학습은 부족하고 학습자 간 상호작용 또한 교사 등의 안내와 지도 없이는 어렵다. 뿐만아니라 학습을 통해 즐거움에 도달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이야기다. 따라서 아동들에게 이런 원리를 적용한 ‘자기 주도 학습’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시 말하자면 대부분의 아동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주도 학습’의 능력을 함양한다는 것은 성인 교육의 방법론으로 등장한 ‘자기 주도 학습’의 본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린, 보기는 좋으나 사실은 불가능한 주장에 가깝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능력’조차도 현재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가정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 학습’은 어렵다. 다만 공교육은 이러한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뿐이다. ‘자기 주도 학습’의 능력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단한 노력 끝에 마침내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기 좋은 말로 아이들의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의 함양은 이제 더 이상 언급되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아이들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력과 예산의 투여, 즉 학급 인원 수의 감축과 그 바탕이 되는 교육 재정의 확충이 더 절실해 보인다.


출처 : 단디뉴스(http://www.dand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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