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아이가 유난히 깜짝깜짝 잘 놀라는 이유는?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14-01-23 15:06
- 조회 : 7,766회
관련링크
본문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세상의 모든 어린 생명은 주위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잘 놀랍니다. 이유는 어리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나 학습된 방법이 모자라기 때문에 변화된 상황이 혹여 자신의 생명에 위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아기의 감각 가운데 시각 미각 취각 촉각 등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지만 청각은 이미 태아 때부터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아기는 익숙하지 않은 소리에 특히 민감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소리는 파동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므로 크고 날카로운 소리는 뇌와 몸을 물리적으로 자극하여 아기한테는 위험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입니다. 둘째 실제로 자연계에서나 인간사회에서나 크거나 날카로운 소리는 언제나 위험한 경우에 생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소리는 에너지의 이동이 순간적이고 동시에 크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상생활에서 비록 소리가 크고 날카로워도 일정한 한계를 넘어가지 않는 것이 반복된 경우에는 아기는 그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서 학습하므로 곧 적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자주 놀라는 아기도 있습니다. 예컨대 식구들의 큰 목소리나 문 여닫는 소리 음악소리 등에 깜짝 깜짝 놀라는 아기를 말합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아기의 개성에 속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생리적인 면에서 보면 아기의 심장이 약하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아기의 심장이 약하다는 것은 심장의 발달이 늦다는 것과 심장이 충분히 발달되었어도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두 가지를 다 포함합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심장의 모습이 해부학 책에 나와 있는 모습으로 상상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모든 장기는 마치 사람의 얼굴이나 체형이 다르듯이 각기 개성적으로 생겼습니다. 심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지요.
한 해부학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사람의 심장이 해부학 책에 나와 있는 모형으로부터 유의할 만큼 벗어난 경우 즉 심장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는 약 30%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주위에서 심장에 구멍이 있었는데 자라면서 막혀졌다고 하는 말을 드물지 않게 듣곤 하는데 이는 그 만큼 심장기형이 흔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실례입니다. 물론 여기에 사진 상에는 문제가 없어보여도 그 기능 자체가 모자란 경우를 감안하면 타고난 체질로서 심장이 약한 경우는 30%보다 좀 더 높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면 심장이 약한 아기는 열 명 중에 적어도 세 명은 되는데 이 아기들은 외부 자극에 쉽게 놀란다는 것입니다. 타고난 체질이야 어찌 할 수 없겠지만 문제는 이런 아기들이 아직 백지 상태에서 놀람이란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놀람은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마치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비슷한 환경에 노출되면 더 쉽게 놀라고 이로 인해 심장병리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심장병리는 발현하는 장소가 그 사람의 체질적인 특징에 따라 협심증이나 두근거림 등의 심장자체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역류성 식도염이나 수족냉증 자궁증상 등 관련되는 경락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또한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 정신적인 면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겹쳐 나타나기도 합니다만 아기의 증상이 미래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기의 부모를 보면 대체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기는 부모의 체질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므로 아기가 심장이 약하다면 부모 가운데 적어도 한 쪽은 심장이 약한 분이고 그렇다면 반드시 위에 대략적으로 열거한 심장병증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이러한 심장 증상으로 조금 씩 나타날 것이므로 이것을 미리 예방하는 보살핌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선 가장 큰 예방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아기 근처에서 충격적인 자극을 피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아기를 품에 안아주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아기가 놀라면 그 정도에 따라 생리적인 변화가 따라오게 됩니다.
즉 두려움이 동반되는 놀람이 심해지면 심장기능이 위축되어 일시적으로 대소변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놀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반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대소변이 나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달콤한 물을 먹이고 포근히 잠을 자게 해주고 후자인 경우에는 우엉즙이나 배즙 등으로 열을 내려주면 그 폐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