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굿네이버스 나눔인&칼럼)

** 아이를 성장시키는 칭찬방법
- 진성애 교수(열린부모교육학회, 한양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아이들을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고민하게 되는 것이 훈육의 방법이다. 이러한 관심으로 인해 지금까지 적절하게 주어지는 긍정적인 칭찬에 대한 논의가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이어져 왔음을 알 수가 있다.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그러한 논의 가운데, 몇 년 전부터 사람들에게 인식된 켄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저서에서 제시된 방식이 이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된 바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플로리다의 씨월드라는 해양관에서 거대한 체구의 범고래가 환상적인 고공 점프를 통해 멋진 쇼를 펼쳐 보이고 있는데, 조련사는 어떻게 해서 이들 범고래를 훈련하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저자가 발견한 ‘고래 반응(Whale Done response)’이라 불리는 범고래 훈련법이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훈련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 사람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져서 아이들에 대한 훈육에도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여기서 ‘고래 반응’이란 첫째, 범고래가 쇼를 멋지게 해냈을 때는 즉각적으로 칭찬하고 둘째, 실수를 했을 때는 질책하는 대신에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며 셋째, 중간에 계속해서 격려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긍정적 관심과 칭찬, 격려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켄 블랜챠드가 범고래 훈련법을 인간에게 적용한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를 나타내는 교육학자들도 있다. 이것을 몇 가지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바른 칭찬은 아이들을 때때로 격려하고 위로해 주며 용기를 주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된 칭찬은 범고래 쇼가 진행되는 협소한 공연장처럼, 어떤 아이를 자신이 펼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비해서 너무 작은 우물 속에 가두어 버리는 그물이 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적인 동기로 놀이하고 학습하는 아이들에게 성인이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여 외적인 칭찬이나 벌, 보상 같은 강화 방법을 사용했을 때,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이 내적인 동기로 하는 모든 일과 학습과 놀이는 그 지속성이 오래가며 상당히 창의적이 된다. 그러나 아이들이 외적인 동기에만 길들여지게 되면, 어느 수준까지만 놀이나 과제를 하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자신의 잠재력을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 재능칭찬의 문제점

우리 인간에게는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우리가 세심한 분별력 없이 무조건 '머리가 좋구나', '잘했다'라고 재능이나 능력을 칭찬을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없애고 '도전'을 방해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스탠퍼드대학교 사회심리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 교수는 이것이 바로 재능칭찬(능력칭찬)의 문제점이라고 했다. 그는 “노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답을 찾으려고 애쓰고 전략을 실험하면서 깊이 파고들었고 나중에는 그 과정이 좋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지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어려운 시험을 싫어했습니다. 시험이 어렵다는 것을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는 증거로 받아들였으니까요." 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볼 때 능력이나 재능을 칭찬받은 아이는 매순간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심지어 부정행위를 해서라도 똑똑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재능칭찬을 받았던 아이들은 과제가 주어지면, 도전이 되는 조금 어려워 보이는 문제들을 피하고 쉬운 문제만을 택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능력을 칭찬하는 재능칭찬 방법을 선택할 경우에는 '똑똑하다' '영리하다' 등의 칭찬하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자라난 아이들은 과제의 성공여부를 자신의 능력으로 판단하게 되며, 실패할 경우 실패 원인을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쉽게 포기하고 결국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면에, 재능과 능력에 대한 칭찬보다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아이들은 거의 모두 어려운 문제를 택했다. 이렇게 칭찬받은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에는 더 이상 흥미를 많이 느끼지 않게 되는데 이는 새로운 탐색을 하고 도전을 하는 것이 아동의 본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열심히 했구나'와 같은 노력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성장한 아이는 과제의 성공여부를 자신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만약 실패했을 경우에도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다음 과제에선 더 몰입하고 노력하여 향상된 수행을 보이게 되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리고 낯선 문제나 어려운 문제를 대할 때에도 능력이나 재능을 칭찬받은 아이와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의 대처 방식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능력을 칭찬받고 자란 아이는 이런 상황을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 여기고, 나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문제 자체를 회피하는 반면, 노력을 칭찬받고 자란 아이는 새로운 과제에 흥미를 느끼고 침착하게 해결 방법을 찾는 데 몰입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와 교사들은 능력보다 노력을, 결과보단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칭찬의 방법임을 이해하고, 도전의식을 꺾지 않고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임을 기억하여 일상생활과 학습의 상황 속에서 더욱 세심한 배려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 것이다.